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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남미다.”
낯선 공항에서 낡은 배낭을 멘 한 남자가 허둥지둥 짐을 챙긴다. 머리는 여전히 부스스하고, 입은 티셔츠는 평소처럼 구김 투성이다. 그렇게 기안84는 다시 한번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디뎠다.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시즌4》, 드디어 시작이다.
💬 그가 가는 이유는 거창하지 않다
“태어난 김에 가보는 거죠, 뭐.”
늘 그랬듯, 그의 출발엔 대단한 철학도, 그럴듯한 명분도 없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안다. 그 무심한 한 마디 뒤에 담긴 기안84만의 철학을. 어느 순간 우리도 ‘사는 김에’라는 말을 따라 하게 되었고, 그의 발걸음을 응원하게 되었다.
시즌4는 그동안과 결이 조금 다르다. 더 험난하고, 더 낯설고, 더 감정적인 여정이다. 남미, 중남미, 북아프리카까지 이어지는 이번 일정은 그야말로 체력과 정신력, 그리고 인간관계의 종합 테스트장이다.
🌎 처음으로 세 명이 함께 떠났다
이전 시즌들과의 가장 큰 차이는, 이번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첫 주자는 방송인 기우쌤(이규환). 성격은 차분하고 계획적이다. 기안84와는 상극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그래서 호흡이 잘 맞는다. 서로의 빈 곳을 메우며 여행은 조금씩 안정적인 궤도로 들어간다.
두 번째 합류자는 모델 덱스.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했던 인물이다. 마초적이면서도 따뜻한, 한 마디로 묘하게 중독적인 캐릭터. 기안84와의 티격태격 케미가 여행에 의외의 긴장감과 재미를 더한다.
🍲 브라질에서 닭죽을 찾는 남자
브라질 한 골목, 기안84는 진지하게 말한다.
“여기 죽 파는 데 없나?”
햄버거도, 현지 음식도 그에게는 별 감흥이 없다. 결국 공용 주방에서 라면을 끓이고, 비행기에서 챙겨온 고추장을 꺼내든다. 그런 장면이 묘하게 위로가 된다. 우리는 세계 어디를 가든 결국 ‘나’를 찾는 여행을 하고 있음을 그의 행동이 보여준다.
🏔 안데스 산맥에서 무너진 자아
페루에 도착했을 때, 기안84는 살짝 지쳐 있었다. 고산병이 찾아오고, 말은 통하지 않고, 뜻하지 않게 숙소에서 트러블도 생긴다. 그는 카메라를 보며 조용히 말한다.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싶네요…”
그 순간, 시청자들은 공감했다. ‘여행은 힐링’이라는 고정관념이 깨어지는 장면. 때로는 진짜 여행은 불편함과 마주하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라는 걸 시즌4는 보여준다.
🎨 그림 한 장, 그리고 성장
시즌의 하이라이트는 단연코 기안84의 그림 장면이다. 낡은 펜을 꺼내 들고, 조용히 현지의 풍경과 사람을 그리는 모습은 잊히지 않는다. 익숙하지 않은 공간에서도 결국 그는 본업으로 돌아와 자기를 표현한다.
그림은 그에게 여행을 정리하는 수단이자, 감정을 기록하는 일기다. 이번 시즌에서도 그는 수많은 감정과 풍경을 담은 작품을 남긴다. 아마도 이 여행이 끝나고, 우리는 또 하나의 전시회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
💬 인생은 한 편의 만화 같다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는 다큐멘터리도 아니고, 예능도 아니고, 여행 프로그램도 아니다. 이건 그냥 기안84라는 인물의 인생을 지켜보는 드라마다. 매 시즌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그의 눈빛과 말투, 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가 그걸 증명한다.
시즌4는 유난히 외롭고 거칠지만, 그만큼 깊다. 관계의 의미, 혼자의 시간, 그리고 살아 있다는 감각을 모두 담고 있다.
🧭 결국, 인생도 여행처럼
기안84는 마지막 회에서 말한다.
“언제 다시 이런 데 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또 오고 싶네요.”
그 말 속엔 수많은 감정이 담겨 있다. 미련, 아쉬움, 만족, 그리고 작은 희망. 아마 그게 우리가 인생을 바라보는 방식과 닮았기에, 우리는 그의 여행에 자꾸 동행하게 되는 것 같다.
📌 총평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시즌4》는 단순한 예능을 넘어선 기안84의 성장기록이다. 여행지보다 더 흥미로운 건 그의 변화와 관계 속 감정선이다. ‘남미’라는 드문 공간을 배경으로 그려진 한 인간의 도전기, 그리고 그 끝에서 다시 돌아오는 우리의 이야기. 이쯤 되면, 다음 시즌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 다음 편 예고처럼, 우리의 인생도 아직 남은 장면이 많다.
당신은 오늘 어디쯤 여행하고 있나요?